본문 : 마태복음 14:22–33 (NKS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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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무리를 헤쳐 보내신 뒤에, 예수께서는 따로 기도하시려고 산에 올라가셨다. 날이 이미 저물었을 때에, 예수께서는 홀로 거기에 계셨다.
24 제자들이 탄 배는, 그 사이에 이미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풍랑에 몹시 시달리고 있었다. 바람이 거슬러서 불어왔기 때문이다.
25 이른 새벽에 예수께서 바다 위로 걸어서 제자들에게로 가셨다.
26 제자들이, 예수께서 바다 위로 걸어오시는 것을 보고, 겁에 질려서 “유령이다!” 하며 두려워서 소리를 질렀다.
27 [예수께서] 곧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안심하여라. 나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28 베드로가 예수께 말하였다. “주님, 주님이시면, 나더러 물 위로 걸어서, 주님께로 오라고 명령하십시오.”
29 예수께서 “오너라!” 하고 말씀하셨다. 베드로는 배에서 내려, 물 위로 걸어서, 예수께로 갔다.
30 그러나 베드로는 [거센]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보고, 무서움에 사로잡혀서, 물에 빠져 들어가게 되었다. 그 때에 그는 “주님, 살려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31 예수께서 곧 손을 내밀어서, 그를 붙잡고 말씀하셨다. “믿음이 적은 사람아, 왜 의심하였느냐?”
32 그리고 그들이 함께 배에 오르니, 바람이 그쳤다.
33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은 그에게 무릎을 꿇고 말하였다. “선생님은 참으로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포인트
예수님은 인생의 모든 풍파를 잠재우신다.
일반적인 날씨 패턴
이스라엘에는 두 계절만 있다. 우기와 건기다. 우기는 쑤콧(Succoth, 초막절) 몇 주 후에 시작된다. 우기 시작 무렵에 내리는 비는 이른 비(히브리어로 ‘요레’[yoreh])로 불리며(신 11:13, 14; 렘 5:24; 시 84:6; 욜 2:23), 대체로 10월과 11월에 내린다. 이른 비가 내리면 굳은 땅이 풀려서 농부는 땅을 갈고 한 해의 농사를 위해 씨를 뿌릴 수 있다. 겨울비(아 2:11)는 대체로 12월에서 2월까지 내린다. 이 시기에는 7–10일마다 2–3일 동안 폭풍이 불어 닥친다. 이 폭풍은 뇌우, 비, 우박을, 그리고 때로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눈을 동반한다(시 18편; 삼하 23:20). 늦은 비(히브리어로 ‘말코쉬’[malqosh])는 3–4월에 내리며 대체로 소나기 형태다(신 11:14; 욥 29:23; 잠 16:15; 렘 3:3; 5:24; 호 6:3; 욜 2:23; 슥 10:1). 모세 율법은 사람들이 다른 신들을 따르지 않고 하나님께 받은 명령에 순종하면 이른 비와 늦은 비가 적절한 시기에 내릴 것임을 분명히 알려 준다(신 11:13–17).
건기 계절은 솨부오트(오순절) 후에 시작되며 5월에서 11월까지 지속된다. 일출 전의 이른 시간에는 이슬이 맺히기 때문에 이 시기에도 완전히 건조하지는 않다(창 27:28, 39; 신 33:13–28; 호 6:4; 13:3; 학 1:10; 슥 8:12). 텔 라키쉬(Tel Lachish, 라기스)에서 탐사 작업을 하는 동안 필자는 해 뜨기 전에 맺히는 이슬을 여러 차례 보았다. 때로는 매우 두터운 이슬이 발굴 현장 위로 떨어졌다. 우리의 S 구역에서는, 그 구역을 덮은 방수포가 위에 고인 물로 인해 무거워졌다. 일단 해가 뜨면, 이슬은 속히 사라졌다. 이 건조함은 숲에 화재를 일으키기도 한다(사 5:24; 9:18; 욜 1:19, 20; 2:3). (또한 다음의 “부기_ 그 밖의 기후 패턴들”과 443쪽 시각 자료 “레반트/팔레스타인의 농사 주기”를 보라).
갈릴리 바다의 폭풍
복음서에 두 차례 나오는 갈릴리 바다의 폭풍은 둘 다 겨울 폭풍이었다. 이런 폭풍은 서편이나 북편에서 오는 폭풍우와 달리 동편인 골란 고원에서 불어온다. 폭풍우가 형성되는 특성상, 제자들이 그런 폭풍우에 직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 폭풍은 제자들을 갑자기 ‘덮쳤지만’, 폭풍우의 경우는 다르다. 폭풍우가 닥치려 했다면, 제자들(그들 중에는 오랜 경험을 쌓은 어부가 많았다)은 비구름이 짙어져서 위험이 닥쳐옴을 인식하고 호수 주변 항구로 미리 피하려 했을 것이다.
반면에, 동편에서 오는 겨울 폭풍은 별다른 경고 없이 골란 고원에서 갑자기 불어 닥친다. 노련한 어부들이 폭풍을 만나서 그토록 두려워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 폭풍은 신속하고도 격렬하게 발달하지만 누그러지는 것도 순식간이다.
첫 번째 폭풍
복음서에 기록된 첫 번째 겨울 폭풍은 주후 28년 11월경에 일어났다. 이것은 주 예수의 사역에서 중요한 사건이었다. 방금 전에 그분은 종교 기득권자들에게 배척당하시고(마 12:22–37; 막 3:22–30; 눅 11:14–23) 제자들과 함께 ‘건너편으로 가기로’ 결심하셨다. 이번에는 갈릴리 바다 남동쪽에 있는 데가볼리의 성읍인 가다라로 제자들을 데려가고자 하셨다. 이는 예수의 공적 사역에서 이방인 지역을 처음 방문하시는 경우였다.
예수와 제자들은 작은 고기잡이배를 타고 가다라로 가는 중에 폭풍을 만났다. 파도가 배를 덮쳐서 배에 물이 찼다(마 8:23–27; 막 4:35–41; 눅 8:22–25). 베테랑 어부들마저 두려워했지만, 예수께서는 선미에서 베개를 베고 잠들어 계셨다. 매우 뚜렷한 대조다.
제자들은 주 예수를 깨우면서 “선생님이여 우리가 죽게 된 것을 돌보지 아니하시나이까”(막 4:38)라고 말하고 “주여 구원하소서 우리가 죽겠나이다”(마 8:25)라고 간청했다. 주 예수께서는 바람과 파도를 꾸짖으시고 제자들의 믿음 없음을 지적하셨다.
복음서들은 호수가 매우 잔잔해졌다고 언급한다. 불과 몇 초 만에 풍랑이 격렬하게 일던 호수가 평평한 거울처럼 바뀌었다. “이이가 어떠한 사람이기에 바람과 바다도 순종하는가”(마 8:27)라고 제자들이 말한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들은 주 예수의 능력에 충격을 받았다. 특히 마태복음 본문은 예수께서 통제하신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밝힌다. “바람(ἄνεμος[아네모스])과 바다”도 예수께 순종했다는 것이다. “바람”이 구체적으로 언급된 것은 제자들이 겨울 폭풍에 직면한 사실을 확실하게 뒷받침한다.
두 번째 폭풍
복음서에 기록된 두 번째 겨울 폭풍은 주후 29년 유월절 바로 전, 주 예수께서 5,000명 이상을 먹이신 날 저녁에 일어났다(요 6:4). 내 생각에, 그 이적을 행하신 곳은 벳새다 지역의 바로 서편에 위치한 키부츠 알마고르(Kibbutz Almagor)일 것이다. 주 예수께서 많은 사람을 먹이신 후에 무리를 해산시키시고 제자들을 아이쉬 항구에 정박 중인 배로 보내셨다. 그리고 혼자 기도하러 산을 오르셨다. 제자들은 동편인 “건너편 벳새다로” 향했다(막 6:45). 동편인 골란 고원에서 불어 닥친 바람이 ‘그들을 거스렸다’(ἐναντίος αὐτοῖς[에난티오스 아우토이스]). 사경(오전 3–6시)에 예수께서 물 위를 걸어 제자들에게 오셨다. 그 모습을 본 제자들은 두려워하며 유령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수께서 “안심하라 내니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마 14:22–33; 막 6:45–52; 요 6:15–21).
베드로가 물 위를 걸어 예수께로 나아가길 원한 사실은 마태복음에만 기록되어 있다. 예수께서는 베드로에게 물 위를 걸으라고 명하셨다. 베드로는 자신의 눈을 예수께 고정한 채 배에서 나와 물 위를 걸을 수 있었다. 그러나 주님에게서 눈을 떼고 풍랑을 본 순간, 그는 빠지고 말았다. 베드로는 성경에서 가장 짧은 기도를 드린다. “주여 나를 구원하소서”(마 14:30). 예수께서 즉시 손을 내밀어 베드로를 붙잡으시면서 그의 ‘작은 믿음’을 나무라셨다(마 14:31). 예수와 베드로가 배에 타자 바람이 멈추었다. 배 안에 있던 제자들은 놀라서 예수께 절하며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로소이다”(마 14:33)라고 말했다.
제자들이 시달리고 예수께서 잔잔하게 하신 폭풍과 관련된 중요한 사실들은 다음과 같다. (1) 제자들이 항해한 방향(동쪽). (2) 바람이 불어온 방향(서쪽). (3) 제자들을 괴롭힌 것이 바람임을 명확히 언급함. 이 모든 단서는 그 바람이 뇌우가 아니라 골란 고원에서 갈릴리 바다 쪽으로 불어온 폭풍임을 알려 준다.
골란 고원의 바람에 대한 고대와 현대의 증언들
필자가 속한 한 스터디 그룹에서 한번은 배를 타고 갈릴리 바다 여행에 나섰다. 우리는 키부츠 엔-게브(Kibbutz Ein-Gev) 항구를 떠나 호수 안으로 들어섰다. 동쪽의 골란 고원에서 갈릴리 바다로 불어 닥친 폭풍이 배를 거칠게 뒤흔들었다. 필자는 그때 ‘나무배를 타고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생각했다.
주후 1세기의 유대인 역사가 요세푸스는 주후 67년, 골란 고원에 위치한 가믈라(Gamla)를 포위 공격하던 중에 일어난 겨울 폭풍을 묘사했다. 방어하는 유대인들이 가믈라의 성벽과 탑들에서 동편 아래에 있는 로마인들을 향해 화살을 쏘고 바위를 굴려 내렸다. 요세푸스는 이렇게 전한다. “유대인들은 높은 곳에 위치했기 때문에 쉽게 화살에 맞지 않았고, 다가오는 로마인들에게 활을 쏘며 바위를 굴려 내렸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동편에서) 일어난 폭풍이 유대인에게 불어 닥쳤다. 그로 인해 로마인들의 화살이 유대인들에게 쉽게 날아들고, 유대인들의 화살은 제대로 날아가지 않았다. 강풍 때문에 유대인들은 절벽 가장자리에 서거나, 다가오는 적을 보기도 힘들었다”(War 4.75–78 [LCL], 괄호는 필자 추가).
흔하지 않은 이해
복음서에는 예수께서 갈릴리 바다에서 잔잔하게 하신 두 폭풍이 기록되어 있다. 이 사건들과 관련하여 우리가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는 상황과 달리 제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비나 천둥, 번개는 없었다. 제자들에게 닥친 것은 골란 고원에서 불어온 겨울 폭풍이었다. 제자들은 그 폭풍이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공포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바다의 주인이신 예수께서 바다를 잔잔하게 하셨고, 바다는 이내 거울처럼 평평하고 고요해졌다. 그 권능에 제자들은 충격을 받았다. 이 폭풍을 더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관습적인 생각이나 유명한 그림들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그곳의 지형과 기후, 세부적인 성경 내용에 의존해야 한다.
고든 프란츠, “예수께서 잔잔하게 하신 폭풍은 어떤 유형인가? 바람인가, 비인가? (마 8:23–27; 14:22–33; 막 4:35–41; 6:45–52; 눅 8:22–25; 요 6:15–21)”, in LEXHAM 성경 지리 주석: 사복음서, ed. 배리 베이첼, trans. 김태곤, 초판. (서울: 죠이북스, 2021), 157–160. 발췌